10년 차 초보 러너가 고백하는 '비싼 신발'보다 '맞는 신발'이 중요한 이유
10년 차 초보 러너가 고백하는 '비싼 신발'보다 '맞는 신발'이 중요한 이유

지난 글에서 우리는 '현관문을 나서는 결단'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. 일단 밖으로 나가는 데 한 번이라도 성공했다면 축하드립니다. 혹시 아직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시라면 응원을 보냅니다. 노력은 헛되지 않습니다. 전 이 사실을 굳게 믿습니다. 글로 돌아가서 이제 우리는 운동 중 우리 몸을 지탱해 주는 유일한 장비인 '러닝화'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.
많은 초보 러너가 브랜드의 이름값이나 화려한 디자인에 현혹되곤 합니다. 하지만 10년 넘게 트랙과 길 위를 달려온 제가 깨달은 진리는 단순합니다. 가장 좋은 신발은 비싼 신발이 아니라, 내 발의 형태와 내면의 상태에 '맞는'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신발이어야 합니다.
1. 내 발 타입을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: 평발 vs 요족
신발을 사러 가기 전에는, 자신의 발 모양을 먼저 확인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. 잘 모르겠다 하시면 요즘은 신발 매장에서 3D로 발 모양을 스캔해서 최적의 신발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. 이용해 보시길 권합니다. 그래도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가시면 도움이 됩니다.
- 안정화가 필요한 '과내번(평발)': 발아치가 낮아 발이 안쪽으로 굽는 스타일이라면, 발의 흔들림을 잡아주는 '안정화'나 '제어화'가 적합합니다. 아치를 지지해 주지 않으면 무릎과 골반에 통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.
- 쿠션화가 필요한 '과외번(요족)': 발아치가 높아 충격 흡수가 잘 안 되는 발이라면 발바닥 전체에 부드러운 쿠션이 들어간 '쿠션화'를 선택해야 합니다. 충격이 그대로 관절로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.
2. 초보 러너를 위한 실패 없는 러닝화 구매 가이드
매장에서 신발을 고를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3가지 원칙이 있습니다.
- 사이즈는 반 치수 크게: 달리면 발이 붓습니다. 엄지발가락 끝에 약간의 여유(약 1cm)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.
- 저녁 시간대에 구매하기: 발이 가장 많이 부어있는 저녁에 신어봐야 활동 중 압박감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.
- 유행보다 '지면 접지력': 화려한 색감보다 내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지를 먼저 보세요.
-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각 메이커의 3D 스캔 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. 내 발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.
3. 무릎 통증을 예방하는 신발 교체 주기
러닝화에도 '수명'이 있습니다. 겉모습이 멀쩡해도 미드솔의 쿠션 기능이 다하면 무릎에 직접적인 타격이 옵니다. 보통 500km~800km 주행 후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. 한 달에 100km를 걷거나 뛴다면, 6개월에 한 번씩은 신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내 몸을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입니다.
현관문 앞에서 신발 끈을 미리 풀어두는 나의 처절한 이유
저는 운동할 때 신는 러닝화는 끈을 매어두지 않습니다. 운동에서 돌아오면 항상 풀어서 신발 스프레이를 뿌린 후 그늘에서 말립니다. 그 후 다시 현관 앞 제일 눈에 잘 들어오는, 그리고 노력을 덜 들이고 다시 신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에 놓아둡니다.

저처럼 내면의 힘듦이 있는 사람들은 신발을 신는 것조차도 자기 마음과의 싸움입니다. 저는 신발을 신기 전까지 참으로 많이 제 마음과 싸웠습니다. 그깐 신발 신는 것과도 싸움을 합니다. 정상적인 생활을 하시는 분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마음의 힘듦을 안고 계시는 분은 공감하실 겁니다.
저는 그 싸움을 이기기 위해 항상 신발을 가장 신기 쉬운 위치에 두고 신발에 발이 쉽게 들어가게 끈을 풀어놓습니다. 가까스로 현관까지 갔는데 신발에 발을 넣기가 힘들면 그 핑계로 포기할 수도 있어서요. 발을 쑥 집어넣고 끈을 매면서 마음도 같이 붙들어 맵니다.
참 잘했다고 저에게 칭찬해 주고 잠깐 현관문만 열고 나갔다 오자고 말합니다. 신발이 나의 말을 받아주는 친구가 되는 순간입니다. 자신의 발을 잘 알고 그에 맞는 신발을 신는 것이 밖으로 나가기 위한 자기 칭찬의 중요한 일입니다만 그보다 마음의 신발을 먼저 신는 일이 우선입니다. 내 발 그리고 신발과 친구가 되어 보세요. 그들이 당신을 위로해 줄 겁니다.
마치며
화려한 브랜드나 비싼 가격표가 우리를 뛰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.
현관문 앞에 놓인 나의 신발을 가만히 바라봅니다. 어쩌면 그 신발은 내가 문밖으로 나갈 용기를 낼 때까지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나를 기다려준 유일한 친구였을지도 모릅니다.
오늘도 나는 끈 풀어진 신발에 발을 밀어 넣으며 흔들리는 내 마음도 함께 단단히 붙들어 매어 봅니다. 신발 끈을 꽉 조이는 그 짧은 순간 신발은 내게 말합니다. "오늘도 잘 왔어, 우리 딱 한 걸음만 더 가보자"라고요.
내 발의 고통을 덜어주고 내 고독한 고백을 묵묵히 받아주는 이 신발과 함께라면 충분합니다.
이제 당신도 당신의 든든한 친구와 함께 다시 한번 문밖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러 나가 보세요.